바다엔 침묵이 산다

 

 안개가 내리고
모든 색이 회색으로 숨을 죽일 때
바닷가엔 침묵이 내려앉는다
 
 

 

그 침묵은 단순한 고요가 아니다
그건 누군가의 기다림이 오래 쌓여
돌이 되고, 바다가 된 슬픔이다
 
 

 

갈매기 한 마리
울지 않고 하늘을 가른다
그 날개짓조차 소리를 삼킨다
왜냐하면
이곳은 울음을 허락하지 않는 공간이니까
 
 
 
 

 

 
 
 
 
해안선 위엔
발자국 하나 없다
그 누군가가 떠난 후
아무도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
 
 
 

 

그러나 나는 안다
그 침묵 속엔
수천 개의 말이
숨처럼 얹혀 있다는 걸
 
 
 

 

돌아오지 않아도 좋다는 말
기다리다 사라져도 괜찮다는 말
그래도 사랑이었다는 말
 
 
 
 

 

 
 
 
 
나는 그 바다 앞에 선다
내 안의 모든 소음이 꺼진 채
단 하나의 울림만 남긴 채
그 바다를 바라본다
 
 

그리고 들린다
그 아무 말도 없는 곳에서
내가 가장 듣고 싶던,
내 안에서만 존재하던—그 목소리
 

“나는 여전히, 여기에 있어”
 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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