〈침잠〉
빛이 닿지 않는 곳
그 아래,
나는 조용히 가라앉는다.
슬픔도 고요할 수 있다는 걸
이제야 안다.
울지 않고,
떨지 않고,
단지… 안개처럼 스며드는 감정들......
너무 조용해서
아프지도 않은 고통.
성스러워서
버릴 수 없는 눈물.
누구의 사랑도 아니고
누구의 이별도 아닌,
아주 오래전부터 내 안에 있었던 그 감정.......
그 이름 없는 잔상 하나에
나는 침잠한다.
그리고 그곳에서
나는 나를 만난다.
아직 울지 않은 나!
아직 잊지 않은 나!
그 침묵은 기도다.
그 눈물은 음악이다.
그 침잠은… 귀환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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